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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One and One Story - Trust Me

블로그 포스팅에 사용될 자료를 하나 업로드하면서 업로드가 끝나기 전까진 마땅히 할 것이 없었기에

자주 가는 커뮤니티를 간단하게 둘러보고 있었다.

이런 저런 글들을 읽어보는 와중 플래시 게임 하나가 눈에 띄었다.

업로드의 완료까지는 아직 20여분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었고 다른 것을 하기에도 뭐한 애매한 시간이었기에

간단하게 시간도 때울겸 플레이를 하기로 했다.





게임은 매우 단순했다.

나는 그가 될 수도 있고 그녀가 될 수도 있다.

내가 할 일은 그 또는 그녀가 되어 박스를 옮겨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도 하고 디딤돌을 만들기도 하여

그와 그녀가 서로 만날 수 있게 해주면 되었다.



사랑하는 연인이 기껏 640 픽셀 밖에 안 되는 공간에 함께 있는데 그깟 장애물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있다니!

아니야 이건!

둘은 만나야 해!

왜냐면......

사랑하니까!!!!

^----------------------------^*




영차~ 영차~ 가시밭은 위험하니까 박스로 메우고~




영차~ 영차~ 높은데서 떨어지면 그가 다치니까 박스로 디딤돌을 세워주고~




그래 그렇게 점점 더 어려워지는 거야!

조금씩 조금씩 내 머리를 의심케 하고 좌절하게 만들고 나를 궁지로 몰아 넣어줘~

.

.

.

하지만 그것은 나의 커다란 오산이었다.

스테이지가 진행되어도 게임의 난이도는 전혀 올라가지 않았다.

어찌보자면 너무나도 쉬웠다.

"어라? 이거 뭐야?"

그제서야 게임을 소개한 분의 글 제목과 멘트가 생각났다.



- 잔잔한 감동의 게임 - 중간 중간 텍스트도 읽어가며 해보세요.






게임을 종료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였다.

미처 신경쓰지 않았던 짧게 스쳐 지나가는 텍스트 문구 하나 하나를 읽어가며 플레이를 시작했다.

뒤늦게 깨달았다.

이것은 단순한 게임이 아니었다.

이것은 나에게 들려주는 작지만 큰 사랑에 관한 아름다운 이야기였다.







생각해보니 그랬다.

그녀는 그 많은 인파 속에서도 어떻게 나를 알아보고 그 작은 걸음 걸음으로 나를 향해 달려와 주었었다.

우리는 함께 손을 잡고 그 좁고 험한 길을 헤쳐나가기도 했으며,

때로는 다른 생각과 오해들로 싸우고 그렇게 뒤돌아서서 각자의 길을 가기도 했다.

힘들 땐 서로에게 기대며 때론 싸우기도 하며 그렇게 사랑을 했다.

그런 그녀는 나에게 마치 작은 등불과도 같았다.

캄캄한 밤의 가운데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막막하고 두렵기만 했던 나를 밝혀주는

작고 따스하고 아름다운 내 삶의 조그마한 등불...







그런 그녀와의 많은 추억들이 주마등처럼 흘러 지나갔다.

지금 내 눈 앞에 서있는 저 작은 분홍빛 어여쁜 그녀가 꼭 그녀 같았다.

그러한 추억에 젖어 미소짓고 있던 나에게 내 눈 앞 모니터 세상은 나를 당황케 하는 상황을 펼쳐 보였다.


"나를 믿어"



순간 주저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나는 분명 알았다.

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모니터 속에 흘러 나오는 글귀를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를 믿어.

나는 더이상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지 않게 할거야. 아프지 않게 할거야. 그러니 나를 믿어.

내 사랑아.




모니터 픽셀 속의 그녀는 나에게 자신을 믿으라고 해주었다.

하지만 픽셀 밖의 나는 끝내 그 쉬운 말을 그녀에게 해주지 못했었다.

게임 속 그 작은 외침 하나가 내 가슴 속에 남아있던 작은 상처를 비집고 들어와 지금의 나를 아프게 한다.






잘 지내고 계시죠?









나이 먹고 글쓰는 중간에 짬이 남아서 게임하다 청승맞게 이게 뭐하는 짓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걸 또 좋다고 블로그에 포스팅하고 있다.

하나 하나 다시 캡쳐하고 노래까지 찾아 넣어서...

이미 쓰고 있던 글은 안드로메다로 가버린지 오래다.

확실히 가을이긴 가을인가 보다.

나중에 다시 이 글을 보았을 때 난 지긋히 웃으며 추억할까?

아니면 이불을 걷어차며 내가 왜 이딴 포스팅을 했지? 라며 후회할까?

모르겠다.

모르니까 일단 포스팅 해보자.

안드로메다로 떠나버린 원래 하려던 포스팅을 잡아오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니 말이다.





포스팅에서 소개된 게임을 해보실 분들은 아래의 폴딩을 여시면 플레이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