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꼬마가 태어났다.

알록달록 바둑이 아롱이와 초롱초롱 새하얀 초롱이.

그러나 초롱이라는 꼬마가 이상했다.

초롱이는 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아롱이가 목에 힘을 주고 고개를 어느 정도 들 수 있을 때까지도 초롱이는 고개를 제대로 들지 못했다.

고개를 똑바로 들지 못하고 시게추마냥 고개가 옆으로 흔들거렸다.

엄마 젖을 먹기에도 버거워보이는 움직임이었다.

항상 잘 있나 둘러보고 엄마 젖에 물려주어야 했다.
 
결국 그것도 여의치 않아 눈을 뜬 후 부터는 거의 분유로 키우게 되었다.

아무튼 태어날 때부터 정상적이지 못한 몸을 가지고 우리의 꼬마는 우려와 달리 잘 버텨 주었다.

어느새 시간이 흘러 두 꼬마는 함께 마당에서 뛰어놀다 지치면 그대로 드러누워 자며 그렇게 잘 커 나갔다.

뛰어놀다 지쳐 그대로 잠든 아롱이와 초롱이




초롱이는 여전히 머리를 정상적으로 가누지는 못했다.

항상 뛰면 삐딱하게 움직였고 여기저기 쿵쿵 박기 일수였다.

초롱아 뭘 그렇게 열심히 보니?


"앗! 오빠다!" 뭔가를 열심히 보다가 캐플을 발견한 초롱이. 이후로 쉴새없이 움직여 사진을 찍지 못했다.


일광욕 중인 삼촌과 이모들 사이를 놀아달라며 누비는 초롱이. 그러나 어른들은 오랜만에 활짝 갠 가을 하루가 나른하기만 하다. 찬조 출연 - 콩이, 얼이, 몽이, 설이, 깡이, 별이




그런데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항상 건강하고 잘 뛰어놀던 친구 아롱이의 급작스러운 죽음이었다.

좋은 자리 다 놔두고 이 자리를 좋아해 항상 여기에서 시멘트 바닥을 베개 삼아 자던 아롱이. 나중엔 여기 흙을 적당히 파서 베개 높이까지 맞춰놨었는데..




엊그제까지만 해도 그렇게 귀찮게 졸졸졸졸 따라다니며 내 엄지 발가락을 가만히 놔두지 않던 녀석이 죽었다.

무엇을 잘못 먹은 것인지 어떻게 잘못된 것인지 알 겨를도 없었다.

아롱이는 그렇게 너무나도 허무하게 가 버렸다.

초롱이... 초롱이가 아파서... 초롱이만 신경쓰다가 아롱이가 이상한 걸 빨리 눈치채지 못해서 애꿎은 꼬마를

죽였다고 어머니께선 슬퍼하셨다.



그렇게 아롱이의 죽음과 함께 겨울이 다가왔다.

건강한 다른 아이들과 달리 태어날 때부터 몸이 안 좋았던 초롱이가 가장 큰 문제였다.

바람이 차가워지자 초롱이의 머리 흔들림이 갈 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그 해 겨울 초롱이는 따뜻한 날에만 마당에서 뛰어 놀고 주로 현관과 주방에서 지내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아롱이를 그렇게 허무하게 보낸 마당에 초롱이까지 보낼 수는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겨울은 지나가고 봄이 다가왔다.

초롱이에게도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다행이도 큰 탈 없이 무사히 넘기고 건강하게 잘 자랐다.

이제 다 자란 초롱이는 머리도 거의 정상적으로 가누고 걸음걸이도 이제 제법 정상적으로 걷는다.



초롱이는 식탐이 엄청나다.

가족의 노력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그 가리지 않는 식탐이 그나마 그 녀석을 살린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엄청난 식탐이 문제가 되곤 한다.

자기가 밥 먹을 때 다른 애들이 옆에 지나가기만 해도 뺏으려는 것인 줄 알고 무차별적으로 공격한다.

서열이고 뭐고 자기 앞에 밥이 있으면 눈에 뵈는 게 없다.

자기가 밥 먹을 때 옆에 지나가면 그냥 공격하고 본다.

자기 엄마도 밥 먹을 때 옆으로 지나간다고 일단 치고 보는 놈인데 그거 보면 말 다했지 뭐...

그러한 식탐에 걸맞게 다른 녀석들보다 덩치는 커서 대책이 안 서는 녀석이다.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머리 쪽에 문제가 있었기에 좀 모자란 구석이 없잖아 있다.

그건 대문이 잠깐 열린 틈을 타 잼싸게 나갔다가 5 미터도 안 가서 이리오라는 소리에 다시 돌아오다가

우리집 대문이 아닌 옆집으로 들어가 왜 자기집에 못 보던 애들이 있냐며 열심히 짖어대던 모습을 보고

기도 안 차서 뒤에서 "초롱아 거기 아니다" 라고 말해주니 화들짝 놀라 다시 우리집으로 오던 걸 보고는

확실히 알게 되었다.

이놈이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놈은 아니란 것을 말이다.

아무튼 그렇게 꼬마 초롱이는 무럭무럭 자라 현재 자기 밥에 목숨거는 좀 모자란 여자 깡패가 되었다.



나비와 새만 보면 잡겠다고 난리치다가 꽃들 다 망쳐놓는 좀 모자란 여자 깡패.

머리 쓰다듬으면 좋다고 꼬리치면서 죽어라 도망가는(-_-) 바보.

자길 좋아해주는 아버지께서 돌아오시면 자길 봐 달라고 온 마당을 그냥 하염없이 뺑뺑이 돌며 달리는 멍충이.

그러다 제동거리 계산 못하고 내 다리에 접촉 사고 일으켜놓고 저쪽 가서 모른체 딴청 피우지. (부글부글)

일단 퍼질러 자면 비가 와도 무시하고 그냥 자는 근성녀.(내가 비오면 너 옮기러 나가야 겠니?)

꼬마들 때리는 소리가 들려 혼내러 나가보면 눈치채고 저 멀리 도망가서 먼 산보고 딴청 피우는 불량녀.
 

오늘도 여전히 퍼질러 주무시는 중인 깡패 아가씨




초롱아... 자꾸 짠이랑 향이 꼬마들 지나간다고 이유없이 때리면 너 진짜 오빠한테 크게 한 번 혼난다? 죽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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